[아움스토리] 꿈사다리학교 24기 멘토들의 이야기1(Feat. 아산 송남중학교 참여 멘토 후기)

관리자
202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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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이곳, 송남중학교!!

아산송남중학교 멘토 이봉근 

 지난 여름, 나는 송남중학교에서 꿈사다리학교 멘토로 활동하였다. 단 3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간 멘티들과 정이 너무 많이 든 탓인지 수료식 날 펑펑 울어버리고 말았다. 사실 당시 나는 그 눈물이 매우 부끄러웠다. 겨우 3일 간의 짧은 활동일 뿐인데 이렇게 쉽게 무너져버리다니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활동이 끝나고 내 휴대전화에 남아있는 사진들을 정리할 때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첩 속 내가 태어나 처음 보는 미소로 환하게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밝게 웃을 수 있다니 참 놀라웠다. 그리고 잔잔하게 뛰던 심장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나는 내 눈물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송남중학교 멘티와 함께한 날들이 나에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이었고, 그래서 그 헤어짐이 그토록 서러웠던 것이다.

 그렇게 이번 겨울 나는 다시 송남중학교로 돌아갔다. 다행히 시간이 여름에서 겨울로 흐르는 동안 우리를 가로막던 코로나는 기세를 꺾었고, 비로소 9일이라는 시간 동안 송남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게 되었다. 이전까지 꿈사다리학교를 세 번이나 다녀온 나지만, 이번 꿈사다리학교 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설레는 마음과 걱정하는 마음으로 첫 발걸음을 떼었다. 그렇게 마주한 송남중학교 멘티들은 지금껏 내가 만났던 그 어떤 사람들보다도 나를 밝게 웃게 만들어 주었다. 그들과 함께 스파게티로 탑을 쌓을 때, 삼각형으로 트리를 하나하나 쌓아갈 때, 새하얗던 백지를 알록달록한 색깔들로 채워갈 때, 퀴즈를 풀 때, 밥을 먹을 때, 사진을 찍을 때… 송남중학교 학생들과 함께한 모든 순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과분하게 행복했다.

 사실 지난 9일 간 나를 포함한 멘토들은 멘티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위해 매일 밤을 새고, 차가운 바람과 매서운 눈 속에 등교하는 강행군을 지속하였다. 하지만 매일 아침 멘티들과 명랑한 인사를 나눌 때면 언제 그러했냐는 듯이 고단함은 눈 녹듯 사라져 내렸다. 그래서 하루하루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멘티들과의 헤어짐이 다가온다는 생각을 하면 두려움이 물밀듯이 밀려들기도 하였다. 시간을 멈춰 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그저 나에게 주어진 선물 같은 순간들을 만끽하기로 하였다.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지만, 그 흔적은 반드시 어딘가에 남는다는 것을 알기에 이번 겨울 송남중 멘티들과 함께한 시간들을 내 가슴속에 새기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렇게 유리병에 담은 행복을 나는 영원히 간직하며 삶이 나를 속일 때마다 그 반짝이는 순간들을 꺼내 볼 것이다. 이렇게 나의 마음 속에 멋진 조명을 달아준 나의 멘티 ‘지아’, ‘현영이’, ‘태경이’, ‘승현이’, ‘하은이’를 포함한 42명의 멘티들에게 이 글을 통해서 나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또한 내가 감사를 전할 이들이 하나 더 있다. 바로 24기 아산 송남중학교의 9명의 멘토들이다. 사실 나는 원래 이번 꿈사다리학교를 고흥 지역에 신청하였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워크숍 당일 아산으로 활동 지역이 바뀌게 되었다. 물론 내가 한 선택이었지만 급작스러운 변화였기에 급히 아르바이트 일정을 조정해야 했고, “이 멘토들 사이에 내가 들어가서 분위기를 흐리는 것은 아닌가?”라는 고민을 남몰래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활동을 이어갈수록 활동 지역을 아산으로 옮기기를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점점 커져갔다. 감히 멘토계의 ‘어벤져스’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9명이 뭉쳐 내는 시너지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 속에 내가 속해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너무 기뻤고, 멘토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매우 행복했다. 더욱이 그 사이에는 9명의 멘토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던 송남중 멘토들의 엄마, 주현 피디님이 있었기에 그 시너지가 더욱 커졌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함께 나누어 먹고, 2023년 카운트다운을 함께 세고, 신정을 맞아 함께 윷놀이를 하고, 함께 마피아를 하며 웃음꽃을 피우고, 때로는 함께 밤새며 회의하던 9일간의 여정은 비록 끝이 났지만 그 기억만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내 가슴 속에 오래도록 머무를 것이다. 우리의 캡틴 지원 멘토, 살아있는 보살 인혜 멘토, 영원한 하입뽀이 경민 멘토,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수근 멘토, 반전 분위기 메이커 서현 멘토, 강인한 함장 용비 멘토, 형들의 버팀목 준형 멘토, 막내 온 탑 민진 멘토, 그리고 공감 요정 주현피디님 모두에게 나라는 한참 부족한 사람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고 10일이라는 시간을 함께 완주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마음을 전한다.



익숙함을 넘어 새로움으로

아산송남중학교 멘토 김인혜

 익숙함은 양날의 검이다. 이미 몇 번 해본 일이니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지만 본래의 방식을 고집하면 오히려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꿈사다리학교는 내게 익숙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훈련이었다. 방학마다 당연히 신청을 마음먹었던 프로그램에 오랜만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2017년 겨울, 흰 눈이 쌓인 길 위에 발자국을 남기던 스무 살의 내가 2022년 겨울, 스물다섯의 나이로 다시금 아산 땅을 밟게 되었다. 

 기회는 스스로 쟁취하는 자에게 돌아온다. 바쁜 일상에 휩쓸리다가도 항상 꿈사다리학교에 대한 갈증을 가지고 있었다. 선생과 학생이 아닌 멘토와 멘티로, 내 또래 사람들과 꽤 긴 시간을 동고동락하는 그 활동이 좋아 자리가 난 것을 보고 얼른 신청했다. 언제나 그렇듯 무계획과 충동으로 이루어진 행동이었지만 믿음이 있었다. 감으로 행한 일에 나는 항상 성공했다.

 솔직히 초반에는 걱정이 많았다. 꿈사다리학교 멘토 평균 연령을 보면 나는 마지노선에 다다른 사람이다. ‘익숙함’은 이런 곳에서 문제를 드러낸다. 연장자의 존재가 사라지고 내가 제일 나이가 많은 상황이 오니 당황하는 것이다. 리드보다 서포트를 선호하는 내 성향에 잘 견딜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모든 우려는 오산이었다. 나보다 더 어른스러운 멘짱과 멘토들에게 오히려 많이 기댔다.

 첫날, 조금 일찍 숙소에 도착해 멘토들을 기다리던 시간이 기억난다. 티가 났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꽤 긴장한 상태였고, 그래서 반갑게 인사는 했지만 그들의 첫인상은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했다. 멘토들을 모두 마주하고 안심했다는 것.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들자 긴장이 풀렸다.

 멘토들이 모두 좋으니 다음 걱정은 멘티였다. 나의 멘티는 총 다섯 명의 중학교 2학년 남자아이였다. 여고에 여학생이 많은 과, 그리고 지금까지 참여했던 꿈사다리학교에서 나를 택한 멘티들이 거의 다 여자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나에게 닥친 두 번째 ‘익숙함’의 문제였다. 나와 다른 성별, 거기에다 다루기 어렵다는 나이대의 아이들에게 내가 과연 좋은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 속으로 많은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이겨내기로 했으니,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나아가기로 했으니 마음을 다잡았다. 무엇보다 내가 나를 소개할 때 썼던 멘트를 생각하며 힘을 냈다.

 ‘심심하지 않게 할 수 있는 멘토, 함께하면 즐거운 멘토,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을 원한다면 저와 함께해요!’

 내 말을 듣고 온 아이들이니 나는 그저 아이들과 신나게 놀며 즐겁게 지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친절과 다정은 나에게 기본 옵션이니 당연하였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아이들이 멘티가 아닌 아들처럼 느껴졌다. 어디서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왔는지, 마지막 날까지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좋은 사람들과 보내니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 너무 고생이 많았던 우리 멘토들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고 싶다. 내가 본 멘짱 중 가장 꼼꼼해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전혀 걱정이 되지 않았던 든든한 똑똑이 지원이, 큰 오빠 노릇을 톡톡히 해준 수근이와 경민이, 노련함과 아낌없는 노력으로 프로그램마다 히어로 역할을 했던 봉근이, 언제든 재미있고 신나는 상황을 만들어준 분위기 메이커 서현이, 마지막까지 영상 만드느라 고생 많이 한 준형이, 소중한 시간을 우리와 함께 보내준 용비, 끝까지 잘 따라와 준 막내 민진이, 그리고 기간 내내 함께해주시면서 든든하게 멘토들을 감싸준 주현 피디님, 모두 감사했습니다.

 꿈사 한 번에 한 학기를 살아가곤 했는데 이제는 1년도 거뜬할 것 같다. 알을 깨고 나와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게 된 내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송남중학교는 언제 돌아와도 좋은 곳이다. 다시 아산 땅을 밟을 그 날을 기다리며 눈이 녹고 봄바람이 불 다음 계절을 맞이한다.


꿈사다리학교는 제게 있어서 또 하나의 배움이었습니다.

아산송남중학교 멘토 정수근

 꿈사다리학교는 제게 있어서 또 하나의 배움이었습니다. 첫 시작은 남들과는 출발점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들 목적이 있고 경험해 봤으며 이 날 만을 기다려온 인재상처럼 느껴진 반면 저는 한없이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워크숍과 10일의 긴 시간 동안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서로의 멘티들을 챙겨주는 것을 보면서 지난 제 생각들이 아무 의미가 없었음을 알게 됐습니다. 멘토들 각자의 방식이 다를 뿐 멘티들에 대한 마음만큼은 모두가 같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글을 잘쓰지도 기획을 잘하지도 발표를 잘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사람이 없기에 9명 멘토들의 장점을 모으게 되었고 할 수 있겠지 라는 자신 반 의심 반의 마음가짐에서 시작해 할 수 있다 라는 확신으로 활동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꿈사다리학교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볼 수 있었고 아산 송남중학교의 소중한 아이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함에 있어 희로애락을 넘어선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했고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그 길의 끝에서는 행복이라는 감정만이 남아있었습니다. 

 저는 앞에서 말했듯이 특별히 잘하는 것 도 없고 교육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활동하는 모든 순간들이 소중했고 실수를 통해 배워가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꿈사다리학교 활동에 있어서 고민하시는 분이 있다면 마음만 있다면 할 수 있으니 꼭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