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실리테이션] 올해도 안녕합니다, 5년의 인연 양구 임당초등학교, 우리 손으로 만든 1년 계획

관리자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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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름다운배움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날씨에 평안한 날 잘 지키고 계신가요.


1년에는 매달 중요한 날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날을 위한 행사를 만드는 학교가 있습니다.  2023년에는 체육대회,  2024년에는 매달 진행되는 환경 프로젝트와  스쿨 가든 조성 프로젝트까지,  아이들의 머리와 손으로 직접 꾸민 행사가 현실로 펼쳐집니다. 만날 때마다 반갑고 좋은 사이가 있습니다. 벌써 오 년째, 매번 긴 호흡으로 발을 맞춰 나아갑니다. 매주 화요일마다 구체화되던 아이들의 마음!

양구의 임당초등학교, 올해는 또 어떤 일이 실현되었을까요?


1주차, 내 마음 알기 (1)


임당초등학교와의 만남은 평소와 사뭇 다릅니다. 강사가 아닌 퍼실리테이터로서 아이들의 회의를 돕기 위해 출동하기 때문에 학기 초 어떤 주제로 이야기하고 싶은지 아이들과 선생님의 의견을 듣습니다.

올해의 요청은 이렇습니다.



"나의 마음을 알고 싶어요. 

책을 더 재미있게 읽고 싶어요. 

올해 임당초등학교의 행사 계획을 세우고 싶어요."



벌써 다섯 번의 봄을 함께 하고 있으니 기본적인 퍼실리테이션 기법과 회의 방법은 아주 능숙하게 다룹니다. 이때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다양한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는 질문과 좋은 동기부여입니다.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고 활동에 의미가 생길때 아이들의 눈이 빛납니다.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과 공통점 찾기로 강의의 문을 열었습니다. 나와 같은 사람,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나를 알고 친구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배움이 야심차게 만든 새로운 프로그램인 '꿈모티콘'을 임당초등학교 아이들과도 진행했습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목표가 있는지 잘 정리해보고 그것을 이모티콘을 이용해 표현하는 활동입니다. 아이들은 커다란 종이를 자신의 꿈으로 마음껏 채우며 그렸습니다.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내 꿈도 소중하게 여겨주었습니다.


활동이 끝나고 선생님이 살며시 다가오셔서 아이들의 꿈이 담긴 꿈모티콘 활동지를 전시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배움은 그 다음주를 기대하게 되었답니다.




2주차, 내 마음 알기 (2)


서울에서 양구까지 약 세 시간, 새벽길을 헤치고 달려가면 그 끝에 임당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아침에 학교에 가니 아이들의 꿈이 복도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서로 할 수 있다는 문구를 쓴 종이에 응원의 마음을 담아 덧붙였습니다.


내 마음 알기 2회차는 각자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다양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사이드아웃 1에 나오는 다섯 감정을 들어 그 감정들이 원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감정은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며 부스를 만들어 소그룹으로 활동했습니다.


부스는 총 세 가지였습니다. 기쁨과 슬픔에 대한 감정을 알아보는 기픔이, 버럭과 까칠을 알아보는 버칠이, 나와 소심에 대해 알아보는 나심이로 나누어 자신의 감정 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까지 물어보며 오롯이 그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활동지를 다 채우고 부채에 마음을 담아 예쁘게 꾸미고 발표해보았습니다. ‘슬픔’의 감정을 이야기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심심할 때’ 슬프다는 의견에 많은 아이들이 공감했습니다,  ‘친한 언니와 친구가 졸업을 하거나 전학을 갈 때’  슬프다는 얘기에 모두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눈빛이었습니다.


살다보면 이렇게 되는 일이 허다하죠. 기쁜데 티 내지 못하고 슬픈데 울지 못하고 화를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며 그저 가시를 세워 까칠하게 굴고 소심한 마음에 나를 숨기는 게 일상이 됩니다.


감정과 마음에 대해 알아본 아이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고 개운해 보였습니다. 남들이 볼 수 없게 뒤로 감춘 것들을 다시금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3주차, 마음 약속 만들기, 독서의 즐거움


세번째 시간은 감정 약속 만들기와 감정 주관적 사전 만들기, 눈으로 귀로 몸으로 읽는 그림책 독서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임당초등학교는 재작년 아름다운배움과 함께 존중의 약속을 만들어 전교생이 함께 지키고 매년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그 약속과 더불어 서로의 감정을 보듬고 이해하며 배려할 수 있는 감정 약속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무엇이든 논의하고자 할 때 '어떻게'보다 '왜'가 중요합니다.  감정의 약속이 왜 필요하며 우리가 어떨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 지에 대해 먼저 알아보았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집과 학교를 장소로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한 상황이 만들어지는지 각자의 경험을 담아 적었습니다. 간단한 것부터 기발하고 창의적인 것까지, 순수하고 밝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잔뜩 담겼습니다.


그 다음에는 한 조에 하나씩 주관적 사전을 만들었습니다. 사전에 나오는 이미 누군가가 만든 정의가 아닌, 아이들이 직접 느끼고 말하여 정한 것으로 그 단어를 정의 내려보기로 했습니다. 양구의 꼬마시인 임당초등학교 학생들답게 각 감정을 맵시있게 표현했습니다.


주관적 사전을 구성한 난 후 각 조에서 담당한 감정에 대한 약속을 만들었습니다. 각 감정이 들었을때 다른 사람이 내게 해주었으면 좋을 것, 다른 사람이 그 감정을 느낄 때 내가 해주고 싶은 것을 바탕으로 작은 손을 움직여 지켜야 할 것을 적었습니다.



차분히 다함께 약속을 만든 후 눈으로 귀로 몸으로 마음으로 읽는 그림책 독서 시간을 가졌습니다. 최근 문해력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아이들이 책과 활자보다는 영상 미디어에 더 익숙함을 느껴 공부 습관이 잘 생기지 않고 기본적인 독해를  어려워 한다는 의견을 자주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것이 어렵지 않으며 오히려 즐거운 일임을 알려주기 위해 책 한 권을 여러 방법으로 읽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다같이 그림책을 읽고 그 그림책에 나온 내용과 비슷한 노래를 듣으며  활동지를 채운 다음 애벌레를 만들어 불며 경주대회까지 마치고 나니 지루한 책 읽기가 흥미로운 책 활동으로 변신했습니다.  




4, 5주차, 우리들의 1년 만들기


올해도 3,4,5,6학년 전체 학생을 다섯 조로 나누어 각 조별 자신들이 선정한 달에 어울리는 재미있는 활동이나 캠페인을 기획했습니다.  추석이 있는 가을은 세계의 전통문화를 알아가는 활동을,  크리스마스가 있는 겨울에는 한해를 잘 마무리하는 즐거운 파티를 준비했습니다. 그 외에도 독서의 달, 자립심의 달, 환경의 달,  등 하고 싶은 것을 잔뜩 만들어 매달을 채웠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달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지 수월하게 말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다양한 회의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결과를 정리할 수 있는 틀도 제공하여 기본적인 정보인 장소, 날짜, 준비물, 목적, 세부 계획 등을 섬세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섯 조가 7, 9, 10, 11, 12월을 나누어 가진 가운데 가장 먼저 있을 5월과 6월은 공동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가정의 달과 호국보훈의 달 대한 생각을 무한으로 꺼내고 실현 가능한 것들을 모아 관련된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마지막 주에는 지난 주에 만들었던 상세한 계획들을 발표자료에 담아 다른 친구들에게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획의 제목, 목적, 세부 계획, 준비물, 역할 분배 등 정말로 행사를 진행하는 아이들 답게 자잘한 부분까지 꼼꼼히 준비해 기대감을 끌어올렸습니다. 


임당초등학교는 남다릅니다. 일당백의 아이들이 큰 학교도 어려운 일을 해냅니다. 작은 거인들이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을 터득합니다. 

임당초등학교가 또 다른 이유는 아이들을 위해 한치의 망설임 없이 발 벗고 나서는 선생님들에게 있습니다.  누구도 실제로 가능할 거라 생각하지 못한 체육대회 공룡축구부터 작년에 기획하여 매달 진행한 제로웨이스트 행사, 그리고 올해 계절마다 아이들을 즐겁게 할 월별 기획 행사까지! 이 모든 것은 선생님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루어지는 기적같은 일입니다.


셋 이상이 모이면 시너지가 만들어지고 불가능한 일이 가능해지지요. 임당초등학교의 1년은 삼박자로 맞추어 이루어집니다. 아이들이 망설임 없이 아이디어를 만들면  선생님들은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주기 위해  최고로 노력합니다. 아름다운배움은 그 사이의 다리가 되어 의견을 정리하고 조율합니다. 


며칠 전 임당초 선생님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아름다운배움 덕분에 올해도 아이들의 자치활동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끔씩 아이들이 아름다운배움 선생님들의 안부를 물어와 소식 전합니다. 

양구 오실 일 있으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단언컨대 강원도 양구군 동면에 위치한 임당초등학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으로 학생자치 활동을 잘 해내는 학교입니다.  그런 아이들과 아름다운배움이 함께할 수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나가는 1년, 올해도 임당초등학교는 반드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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